제주 기독교순례길 '화해와 평화를 나누다'
2,3,4 코스 동시 개장,,,올레길, 목장길, 곶자왈도 만나
제주CBS 김대휘 기자

제주도 기독교 신앙인의 삶을 따라 걷는 순례길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제주CBS와 함께 22일 오후 2시 서귀포시 대정교회에서 제주 기독교순례길 개장식을 가졌다.

이날 제주 기독교순례길 두 번째 개장은 지난해 제주시 애월읍 금성교회에서 이도종 목사의 생가와 애국지사 조봉호 선생의 생가를 연결하며 협재교회까지 걸었던 순례길 '순종의 길'(1코스) 개장에 이은 것이다.

개장식에서 우근민 제주도지사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느끼며 기독교 순례길을 걸으면 영혼의 편안한 쉼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의 많은 신앙인이 제주를 방문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도 축사를 통해 "제주 기독교 역사의 길을 따라 걸으면 삶을 회복하고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게 될 것"이라며 기독교순례길 개장을 축하했다.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순례자들은 대정교회를 출발해 모슬봉을 지나 강병대교회와 모슬포교회를 거쳐 조남수 목사 공덕비까지 7.3km 구간을 걸었다.

개장식에는 제주 열방대학 풍물놀이패인 '원보이스'기 특별공연을 통해 순례길 개장을 축하했고, 제주장로합창단이 특별찬양을 하기도 했다.

개장식에 참석한 기장 서림교회 황범현 목사는 "제주도의 아름다운 길을 그냥 걷는 것도 행복한데 순고한 삶을 살아간 신앙의 선배들의 길을 따라 걸으니 의미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두번째 기독교순례길 개장은 3곳의 순례길을 새롭게 만들어 서로 연결되도록 했다.

특히 제주 출신 목회자들의 삶과 순교 현장을 찾아 연결하고 있어 순례길의 진정한 의미를 만날 수 있도록 준비됐다.

모두 2,3,4코스가 개장되는 2단계 기독교 순례길에서는 제주출신 1호 목사인 이도종목사의 순교터와 모슬포 지역 주민들을 살려 한국의 쉰들러라는 말을 듣는 조남수 목사의 공덕비를 만날 수 있다.

또 한국전쟁 당시 육군 훈련소에 마련된 강병대교회와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 주민을 섬기는 조수교회와 고산교회, 용수교회 등을 지나게 된다.

우선 2코스 가칭 ‘순교의 길’은 1코스가 끝나는 협재교회에서 출발한다.

협재교회~조수교회~저지오름~저청교회~청수성결교회~평화박물관~이도종목사 순교터를 연결하는 약 23km의 긴 거리다. 조수교회는 이도종목사가 예배를 인도한 곳이기도 하고 조수리는 조남수 목사가 태어난 지역이기도 하다. 4.3으로 사라졌지만 한국전쟁 이후 성도들의 헌금으로 교회가 다시 세워졌고, 현재의 아름다운 건물은 2008년 5월 건축됐다.

‘순교의 길’은 제주도 서부 중산간 지역을 종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초기 제주 기독교 교회가 중산간 지역까지 신속하게 전파된 사실을 만날 수 있다.

또 ‘묵상의 길’에서는 저지오름을 지나는 올레 13코스와 곶자왈을 체험하는 올레 11코스 그리고 청수지역 목장길과 무릉곶자왈 지역을 만나는 묘미도 있다.

3코스 가칭 ‘사명의 길’은 다시 조수교회에서 출발한다.

조수교회-용수저수지-순례자교회-용수교회-용수포구-당산봉-고산교회-노을해안도로-조남수목사 공덕비까지 21.4km를 걷게 된다.

3코스 역시 2코스 만큼이나 만만한 거리가 아니지만 아름다운 용수저수지와 용수포구 그리고 당산봉을 올라 석양과 함께 차귀도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다. 3코스에서 만나는 고산교회는 이도종목사가 시무하면서 부흥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애월읍 금성리에 살고 있던 아버지를 편히 모시지 못해 괴로워하던 이 목사가 고산교회에 시무하면서 아버지를 모신 곳으로 효성까지 느껴지는 곳이다.

특히 종착지역인 조남수 목사 공덕비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기독교 정신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조남수 목사는 1948년 4.3사건으로 모슬포 지역 주민들이 산사람으로 몰리면서 어려움을 당하자 자수 권유 계몽활동을 펼쳐 3천명 이상의 지역 주민을 살린다.

모슬포 지역주민들은 조남수 목사의 이같은 활동에 감사해 1996년 진개동산에 공덕비를 세웠다. 조 목사의 이같은 활동은 가장 기독교적인 행동이며, 사랑의 실천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코스 가칭 ‘화해의 길’은 2코스 종착점인 이도종목사 순교터와 3코스 도착지점인 조남수 목사 공덕비를 연결한 코스다. 4.3의 역사속에 순교한 목사와 사랑을 실천한 목사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길이다.

화해를 위한 4코스는 이도종목사 순교터-대정교회-추사유배지입구-모슬봉-강병대교회-모슬포교회-조남수 목사 공덕비로 이어지는 약 11.3km 구간이다.

강병대교회는 한국전쟁 당시 육군 제1훈련소 9대 소장을 부임한 장도영 장군이 1952년 건립했다. 현재는 문화재청 등록 근대군사문화재이지만 현재도 장병들을 위한 예배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모슬포 지역 첫 유치원인 샛별유치원이 시작된 곳이고, 지역주민을 위해 야간중학교가 운영되기도 했다. 대정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총회에서 공식 지정한 이도종목사 순교성지이고, 모슬포교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에서 지정한 역사유적교회다.

제주 기독교 순례길 2,3,4 코스는 모두 올레길을 통과하거나 일부를 지나게 된다. 때문에 아름다운 길까지 만나게 된다. 특히 세 개 코스가 모두 연결되면서 제주 서부지역 기독교 역사 유적지를 모두 순례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제주 기독교순례길을 걸으면 자신의 영혼에게는 쉼을 주고 이웃과는 화해와 평화를 나눌 수 있다.

한편 제주CBS(본부장 배재우)는 순례길 개장을 감사하며 23일 제주성안교회(목사 류정길)와 24일 제주중문교회(목사 오공익)에서 오후 7시 꿈의교회 김학중목사를 초청해 제주선교대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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