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헌마공신 김만일과 말 이야기」
등록 : 2013년 01월 18일 (금) 16:39:16 | 승인 : 2013년 01월 18일 (금) 16:41:59
최종수정 : 2013년 01월 18일 (금) 16:41:03
김봉철 기자 bckim@jemin.com

말 1만마리. 지금으로부터 400여년 전 제주에 살았던 '헌마공신' 김만일(金萬鎰, 1550~1632) 공이 키워냈던 숫자다. 한때 제주의 국마목장 전체에서 키우는 말의 수에 버금가거나 오히려 능가할 정도라 하니 가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왜 이렇게 많은 말들을 키웠을 까.
소설가 권무일씨가 장편소설 「말, 헌마공신 김만일과 말 이야기」를 구상한 것도 이와 같은 의문에서 출발했다.
많지 않은 자료들을 뒤적이며 찾아낸 것은 바로 김만일의 우국충정. 7년에 걸친 왜란을 이겨낸 힘의 원천이기도 한 '말'은 사람에게 뛰어난 기동력을 선사하는 옛 전쟁의 중요전력이었다. 제주 사람 김만일은 바로 그 '말'의 종자를 찾아 보전하고 제대로 관리하면서 키우고 훈련시키는 것이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내는 길이라는 큰 뜻을 품고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며 무려 1만마리에 달하는 말을 키우고 전마를 훈련시켰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값진 유물을 발굴하는 심정으로 그의 행적을 찾아다녔다. 종마를 보존하려는 피나는 노력과 전마를 생산해 국가에 바친 흔적으로 볼 때, 이 소설은 이 나라의 전쟁사라 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또 소설을 통해 척박한 땅에 살면서 끊임없는 자연자해로 힘든 날들을 보내야 했던 제주 사람들이 관리들의 착취와 가렴주고로 인해 더 큰 고통을 당해왔던 역사적 사실도 고발하고 있다.
평민사·1만2000원.